긴 시간과 여러 절차를 거쳐서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 추억을 파먹듯 예전에 다녀왔던 방법을 최대한 이용하려고 했었기 때문에 힘든 여정이 될 것이라는 것쯤은 미리 예상했음에도 생각보다 더 어렵고 피곤했던 것 같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서 인 것 같아서 아주 슬픈 포인트..
우선 싱가포르에서 쿠알라룸푸르로가는 밤기차는 없어진 것이 맞았다. 2011년경 탄종파가라는 기차역이 싱가포르 안에 딱 말레이시아 땅처럼 있었는데 호텔에 물어보니 기차역은 폐쇄됐다고, 그리고 대안으로 찾아봤던 조호바루에서 쿠알라룸푸르로 가는 밤기차도 없었다. 가려면 한번 갈아타야 했고 시간도 맞지 않았다. 결국 버스로 쿠알라룸푸르로 이동했다.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해서 비행기를 탔으면 훨씬 편안한 이동이었겠지만, 버스를 선택한 치고도 조금 더 고된 일정이었다. 이유를 설명하자면 무려 버스기사님께서 흡연을 하시는지 버스에서 아주 담배 찌든 냄새가 났다. 뭐 그래 날 수 있지 생각했는데 쿠알라룸푸르 호텔에서 경악했던 것은 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그 냄새가 지독했다는 것이다._KKKL 두고보자.. 나름 큰 회사라고 해서 믿었는데.. 심지어 다른 회사 버스가 와서 태워가다니..
그럼에도 오랜만의 고된 여행은 무언가 젊어진 것 같은 활력을 주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즐거웠다는 얘기다. 싱가포르 출국과 입국이 다리 하나를 두고 이루어지는데 경제 격차도 확 느껴지고 여긴 아주 재밌는 곳이다. 또 다른 재미있는 포인트는 말레이시아 출발 싱가포르 도착편과 싱가포르 출발 말레이시아 도착편의 버스 가격이 다르다는 것. 한 2배 이상 싱가포르 출발편이 비싼데 같은 노선이고 방향만 다른데 이렇다. 다 경제격차를 반영한, 말레이시아 국민을 위함이 아닐까도 싶은데 여기서 말레이시아에서 왕복편을 사면 같은 가격에 해주는지 문득 궁금증이 생긴다.
그래서 이렇게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 나는 이런 정리되지 않은 느낌의 도시들이 확실히 더 좋다. 마치 모험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지금은 부킷빈탕이라는 곳의 한 카페에 앉아 이렇게 글자를 끄적이는 일을 하고 있고 좀 전에는 중국풍 말레이시아 요리도 먹었다. 입맛에도 잘 맞고 계속 살라면 살 수 있을까도 싶지만 그래도 한국이 더 좋은 것 같기는 하다.
도로만 좀 좁지 그냥 광화문 같은 부킷빈탕. 관광객과 뒤섞인 현지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이지만 왠지 시간은 더 천천히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은 동남아라고 부르는 동남쪽의 아시아에 오면 느끼는 흔한 감정이다. 이게 아주 기분이 좋다.
말레이시아에 와서 놀랐던 포인트는 현금의 사용이 거의 없어보인다는 것이다. 온갖 페이가 가득해서인데 대부분 QR코드로 결제하는 방식. 계좌와 연계된 터치앤고(버스카드), 그랩 등을 이용해서 충전해서 사용하는 것 같았다. 나도 그랩 어플을 통해 한국 신용카드로 충전해서 사용해보고 있는데 신용카드가 보편화된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현금 위주로 사용하는 이곳에서 나름 시대에 맞춰 살아가는 방식 같았다. 더불어 환전은 소액만 해서 여행 오면 되겠다는 점.
생각해보면 한국은 신용카드가 워낙 잘 보급된 곳이라 이런 방식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잘 정착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ex. 카카오페이) 삼성페이도 결국 신용카드를 결제하기 기술적인 수단이니까.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어마어마한 활약을 하고 있는 나의 카드 두장.
첫번째, 신한 체인지업 체크카드
두번째, 하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나의 외화통장에 있는 달러를 사용해서 결제할 수 있는 신한 체인지업 카드는 나같이 외화 배당을 받아 여행하는 사람에게 최적의 상품이 아닌가 생각한다. 오늘_2022년 8월 22일 기준 환율은 달러당 1340원 근방에 있는데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게 해 준다. 어차피 내 달러 쓰는 거니까.
그리고 하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진짜 내가 이걸로 싱가포르에서 버스카드를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다. 사실 해외여행할때마다 하나하나 늘어나는 해외 교통카드는 환불받기도 불편하고 금액도 맨날 남고 그랬는데 이 걱정이 사라졌다.(물론, 싱가포르 등 제한적인 국가에서만 사용 가능함) 또한 컨택리스 결제가 상당히 편리한데 이 카드로 단말기에 가져대면 물건 살 때 결제가 그냥 되어버린다. 해외에 나와보니 컨택리스는 대세이다. IC칩을 사용하는 방식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듯. 이 카드는 하나은행 통장 등을 통해 사전 달러를 충전해서 사용하는 방식이라 얼마 충전해두지 않아서 계속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데 아주 괜찮은 상품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일정이 정말 많이 남았는데 기대가 크다. 큰 감흥 없이 왔는데 역시 나오면 좋다. 새롭고 신기하고..
오늘 저녁에는 사테(Satey) 꼬치구이를 먹어보려고 한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야시장인데 '잘란 알로 야시장(Jalan Alor Food Street)'이라는 곳에 가볼 예정. 바쿠테도 한번 먹어야 되는데 세상 여기 카페랑 호텔이 너무 편해서 자주 나가기가 귀찮다. 안되면 그랩으로 음식 배달시켜서 먹어야지.
아직 일정의 10%도 지나지 않았다. 더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바라면서 딤섬에 미쳐서 하루 두끼를 딤섬으로 때웠던 싱가포르 사진으로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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